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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설치하면 해저까지 2분 걸려…선체 진입 뒤엔 일일이 더듬어 확인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의 출입문이 열리면서 해군 수색대원의 선체 진입을 위한 교두보가 확보됐다. 하지만 군은 실종자 수색과 구조 속도를 높이면서도 조심스럽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압이 높고 시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선내 수색은 작업자들의 안전장치 확보가 필수다. 잠수사들이 길을 잃으면 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잠수사들은 선체 내부 수색을 위해 출입구에서 선체 안쪽으로 로프를 설치해 가며 서서히 선내로 진입하게 된다. 설계도만 보고 진입하는 만큼 귀환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다음 작업조가 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 송무진 해난구조 장교(중령)는 "통로를 개방할 때까지는 더듬으면서 접근해야 하지만 로프가 설치되면 해저까지 도착하는 데 최대 2분이면 된다"며 "그럴 경우 15분가량 현장에서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프를 따라 선체로 들어간 작업자들은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에 들어간다. 일일이 더듬어 가며 물체를 확인한다. 또 실종자가 다수 머물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침실로 향하는 통로 확보 작업도 동시에 진행한다. 지하 1층으로 가기 위해선 2개의 출입문과 계단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출입문 해체 작업도 필요하다.

2010-03-31

"함수 내부 이미 물 꽉찼다" 잠수요원 천안함 진입

침몰된 천안함 함수(앞부분)의 내부가 바닷물로 가득 차 있다는 잠수요원들이 증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실종자 대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함미 쪽 격실에도 물이 차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심 20여 미터 지점에 가라앉은 천안함의 함수쪽 수색작업을 벌인 잠수요원들은 30일(한국시간) 천안함 내부로 진입했다. 구조요원들은 "함수 내부의 격실은 이미 바닷물로 가득 차 있고 구명보트 등 온갖 집기가 떠다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함수 쪽 일부 격실은 출입문이 완전히 찌그러져 들어갈 수가 없었다"며 "절단면도 굉장히 날카로운 상태라 들어가기 어려웠지만 간신히 진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격실 어디서도 실종자들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군은 기상 여건이 나아지는 대로 함수와 함미 내부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한편 다음주부터는 함체 인양을 병행할 계획이다. 해경은 경비함정을 동원해 폭발 직후 천안함에서 빠져 나와 사고해역 인근에 표류했을 가능성이 있는 실종자 수색을 이어갔다. 한편 군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천안함이 반파되기 10여 분 전부터 선체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국이 발표한 침몰 시간 9시30분 보다 14분 앞선 9시16분 승조원 한 명이 가족과 통화를 하다 '긴급 상황'이라면서 갑자기 전화를 끊었다고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밝혔다. 또 다른 실종자인 차 모 하사도 여자친구와 30여 분간 문자를 주고받다 갑자기 문자 전송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침몰 직전에 사고의 징후가 나타났지만 군에서 은폐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박상우 기자

2010-03-31

천안함 참사로 알아본 한국 함대···중·일과 함께 동아시아 3강 전력

한국 서해에서 최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는 대양 해군으로 발돋움하는 한국 해군에게는 '뼈아픈 교훈'이다. 한국은 3면이 바다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해군력에 관한 한 그에 상응하는 위상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잠수함 전대를 본격적으로 운용하고 항공모함의 전 단계로 불리는 강습 상륙함을 취역시키는 등 해군력이 크게 확충됐다. 전함은 크기와 무장 정도에 따라 대략 일곱 가지로 분류한다. 항공모함 강습 상륙함 순양함 구축함 프리깃함 초계함 잠수함 등이 그 것이다. 한국 해군은 이 가운데 항공모함을 제외한 나머지 전함들은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또 이들 외에 한국 해군은 일반 군함보다 작은 크기인 고속정과 각종 특수 선박들을 보유하고 있다. 나라마다 군함 분류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동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전열을 가장 잘 갖춘 해군력을 가진 나라"라고 평가한다. 한국 해군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동의 걸프만 해역에 이어 전세계에서 가장 긴장도가 높은 해역 가운데 하나인 동북아 해역을 주 작전 구역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열의 확충과 정비는 상시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군함과 관련한 사고와 전투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초계함이나 고속정 등에서 빈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극도의 경계와 안전 대책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수심이 동해나 남해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서해는 이런 점에서 한국 해군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우는 '예비 전장'이나 다름이 없다. 여기에 북한과의 국지전 위험성이 상존하고 중국 어선 등의 잦은 영해 출몰로 서해는 무력 충돌의 가능성 또한 그 어느 해역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서해의 이 같은 지정학적 특성에 때문에 이 해역에서는 2000톤 급 미만의 초계함과 수백 톤 규모의 고속정들이 평소 경계는 물론 비상시 작전에 가장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초계함과 고속정은 전함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은 축에 속하지만 기동력이 뛰어나고 특히 공격력이 돋보이는 함정들이다. 초계함의 경우 대부분 어뢰와 폭뢰는 물론 대함미사일까지 갖추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초계함들은 대공 방어 능력까지 확보하고 있어 가히 '바다의 치타'라고 불러도 될 만큼 민첩하고 작전능력이 광범위하다. 그러나 항상 해전의 최전방에 게릴라처럼 작전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사고 등에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 해군에서도 이들 두 함정과 관련한 사고가 가장 많았다. 한국 해군은 30척 안팎의 초계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천안함처럼 이들은 모두 한국의 도시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초계함과 고속정을 제외한 나머지 함정 가운데 한국 해군의 또 다른 주력은 구축함이다. 구축함은 보통 순양함보다는 작지만 프리깃함보다는 큰 대략 3000~8000 톤 급의 군함이다. 구축함은 초계함에 비해 단순히 크기만 큰 게 아니라 잠수함이나 다른 군함 전투기 등에 대한 전투능력을 극대화하도록 무장하고 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면서 작전을 펼칠 수도 있고 단독으로 공격과 방어에 나설 수도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한국 해군에서 구축함은 크기가 작은 것들은 충북함 경기함 등 광역자치단체의 이름을 딴 것이 대부분이었고 상대적으로 최근에 취역한 큰 규모의 구축함들은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등으로 역사 속의 인물들의 이름을 따 붙였다. 원거리 해역에서도 단독 작전에 나설 수 있는 순양함은 강습 상륙함보다 크기는 작지만 구축함보다는 훨씬 더 많은 무장을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세종대왕함 등의 대형 구축함은 순양함과 같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본격적으로 작전에 나선 한국의 독도함은 강습 상륙함으로 분류되지만 한국에서는 흔히 수송함으로 부른다. 헬리콥터와 상륙정 등을 수송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능 때문에 수송함은 경 항공모함 직전 단계의 군함이라고 할 수 있다. 독도함은 1만4000톤 규모이다. 이 밖에 한국은 독일 등에서 도입한 다수의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서해 해역의 경우 수심이 낮아 잠수함을 투입한다고 해도 작전 능력에는 제한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김창엽 객원 기자

2010-03-31

해군 '구조장비 늑장 투입' 도마위에

①감압장비 1대 뿐…잠수사 활용 못해 ②선체 인양 해상 크레인 사흘 지나 출항 ③심해잠수장비 바로 안 보내 작업 지체 ④기뢰제거함도 당일 신속 출동 못해 46명의 천안함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이 지연되면서 군 당국의 초기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선체 탐색이나 인명구조에 필요했던 장비 투입 등 초동 조치에 실패해 '시간과의 싸움'에서 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해군은 천안함 구조 현장에 잠수병을 치료하는 감압장비(챔버)가 1대밖에 없는데도 손을 놓고 있었다. 구조함인 광양함에 있는 챔버는 사용 가능 인원이 2명으로 제한된다. 함수와 함미에 내려간 잠수사들이 동시에 잠수병이 생길 경우 치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군은 30일 잠수 요원들이 잠수병을 얻자 미 해군 구조함 살보(Salvor)의 챔버를 사용했다. 실종자 박석원 중사의 가족은 해군 게시판에 "현장에 잠수병을 치료하는 챔버가 1대밖에 없어 구조작업에 가장 중요한 잠수사를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해 수색이 늦어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해군은 진해에 대기 중이던 청해진함(만재 4300t)을 이날 뒤늦게 출동시켰다. 청해진함은 잠수함을 구조하는 최신형 구조함으로 9명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챔버를 갖추고 있다. 300m 심해에서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는 심해구조장비(DSRV:Deep Sea Rescue Vehicle)도 싣고 다닌다. DSRV는 잠수함이 조난을 몰하면 잠수함에 다가가 해치를 열어주고 승조원을 구하는 소형 잠수정이다. 청해진함이 일찍 현장에 출동했다면 DSRV로 바다 상태를 더 빨리 확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군 당국은 또 40m 이상 심해에서 작업할 수 있는 특수잠수장비(SSDS)도 늑장 출동시켰다. 천안함 함미는 현재 해저 45m에 침몰해 있다. 우주복과 유사한 SSDS를 갖추고 잠수하기 위한 준비에만 3~4일 걸린다. 군 당국이 사고가 발생한 첫날부터 동원했다면 현장 작업은 보다 원활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침몰 선체 진입을 통한 구조가 벽에 부닥치면서 선체 인양을 서둘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선체를 끌어올릴 대형 해상크레인(2200t 급)이 사고 발생 사흘 만인 29일에야 경남 통영항을 떠나 다음 달 3일에야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 서해 해저의 조류가 급하고 시계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면 미리 선체 인양 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군 당국은 크레인의 현장 접근과 신속한 구조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선체에 체인을 거는 등 인양 준비 작업에만 적어도 열흘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해군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대형 크레인을 보유하지 않아 이번에도 민간업체가 보유한 크레인을 임대해 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9척의 군 보유 기뢰제거용 소해함을 경남 진해기지에 모아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해 2함대사령부(경기도 평택) 등에 분산 배치했으면 신속히 출동 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소해함인 양양함.옹진함은 밤샘 준비를 해 침몰 이튿날 오전 7시 5전단 소해전 전대가 있는 진해항을 출항했다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이영종 기자

201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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